도야지의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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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 꽃, 제주도의 추억... 잡담

고등학교 2학년에만 제주도를 열 몇번을 다녀왔습니다.
놀러간거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만...
'침'과 '뜸'을 맞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무렵 학교 출석일수가 간당간당할 정도로 심하게 아팠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는 분을 통해 치료비 없이
치료 해주시는 분이 있다고 해서 제주도로 가게 되었지요.
물론 넉넉하지 않은 집안 형편 때문에 매번 혼자 다녀왔습니다.

선흘리 양잠단지 선인분교 부근에 손수 지은 집이 있었습니다.
쯔나시마 토시미쯔 목사님과 서한결 사모님(제 기억이 정확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본인 목사님은 일본에서의 재산을 정리해서 제주도에 적지않은
땅을 사셨고 제주도에서 땅이 필요한 분에게 나눠주시는 일을
하셨습니다. 직접 농사도 지으셨던 것 같구요.
사모님은 치료비를 받지 않으시고 침과 뜸을 놔주셨습니다.
한국분들 보다 일본 분들이 많이 오셨던것 같군요.

두 아이를 키우셨는데 그 때 5살 7살, 아버지와 이야기할때는
일본말로 어머니와 이야기할 때는 한국말로 이야기하더군요

3일에서 5일정도 치료를 받으며 머무르는 동안 딱히 갈곳도 없고
그 근처를 돌아다니는 것으로 소일거리를 했는데 그무렵 근처
평지들이 대부분 도라지 밭이었고 온통 도라지꽃이 피어있더군요.
한번도 도라지 꽃을 본적이 없었는데... 거기서 그 넓은 땅에 피어있는
도라지 꽃을 보면서 감격했었습니다.

몸이 아프고 고향과 먼곳에서 있었던 탓이라 생각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풍경때문에 울어본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정말 아름답더군요.

재작년 여름 친구 부부랑 함께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친구놈이 제주도를 잘 아는 탓에 이리 저리 참 많이도 다녔습니다.
정말 우연히 그 '선흘리'를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친구에게 부탁해서 차를 세우고 목사님의 집을 찾아봤습니다만
... 아쉽게도 없더군요. 집터만 덩그러니 있고...

똑딱이 디카로 찍어서 건질만한 사진이 별로 없었습니다.
가장 힘들 때 가장 힘이 되어준 아내와 친구 부부와 함께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산책할수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2년이 지났지만 회상하는 것만으로 즐거워 지는 건
정말 좋은 사람들과 함께였다는 사실때문인것 같습니다.
좋은 휴가 계획 세우셨는가요? ^^

덧글

  • NeoKubric 2007/07/02 23:57 # 답글

    저두 지난달, 지지난달 제주갔다 왔습니다. 놀러간거는 아니고 일하러 갔었습니다. 지금은 상해에 와 있습니다. 일하러 온건 아니구 놀러와 있습니다. 남들 놀러가는곳에는 일하러가고..남들 일하러 가는 곳에는 놀러왔네요..^^
  • 레놀도야지 2007/07/03 00:22 # 답글

    좋은여행되시길 바랍니다. 일하러 가는 것도 기왕이면 멋진곳이 좋지 않습니까. 그런의미에서 부럽습니다.
  • 선교사 2016/08/30 22:12 # 삭제 답글

    나오미와 이삭이지요.
    쯔나시마 토시미츠 목사님의 자녀들 말입니다.
    그곳에 아주 많이 다녔고 두 분과 깊이 알고 지냈답니다.
    선흘리 뒷 들이 아주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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